수두 증상 초기 대처법과 흉터 막는 골든타임

아이 몸에 난 수두 초기 증상인 붉은 반점과 물집

수두 증상이 의심된다며 진료실을 찾는 부모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단체생활 속 유행이 잦아 걱정이 많으시죠? 아이 몸에 나타난 붉은 반점 하나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부모님들을 위해, 초기 대처가 흉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려드립니다.

이게 수두? 감기와 헷갈리는 초기 증상

수두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들어와도 바로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잠복기가 평균 10일에서 21일로 꽤 긴 편이죠. 본격적인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약 1~2일 전, 감기와 아주 비슷한 전구 증상이 먼저 시작됩니다.

발진 전 나타나는 신호들

진료실에서 보면 많은 부모님들이 이 시기를 감기로 오인하십니다. 아이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수두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미열과 피로감: 37.5도 정도의 미열이 나고 아이가 평소보다 축 늘어집니다.
  • 두통과 식욕 부진: 머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잘 먹던 밥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 가벼운 복통: 일부 아이들은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수두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전염력이 생기기 시작하므로, 아이가 단체생활을 한다면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수두 발진의 결정적 특징 3가지

가장 확실한 수두 증상은 역시 피부 발진입니다. 다른 피부병과 구별되는 수두 발진만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작 부위와 확산: 발진은 주로 얼굴, 두피, 몸통 중앙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하루 이틀 사이에 팔다리 등 온몸으로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2. 다양한 형태의 공존: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 오돌토돌한 구진, 맑은 물집, 고름이 찬 농포, 그리고 딱지까지. 이 모든 단계의 발진이 한 부위에 동시에 관찰됩니다. 모기 물린 자국 옆에 물집이 있고, 그 옆엔 딱지가 앉아있는 식이죠.
  3. 극심한 가려움증: 아이가 밤잠을 설칠 정도로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합니다. 아이가 긁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사례: 5살 서준이네의 수두 일주일

이론적인 설명보다 실제 사례가 더 와닿으실 겁니다. 얼마 전 진료실을 찾았던 5살 서준이 어머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수두 경과를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1~3일차: “단순 감기인 줄 알았어요”

“금요일 저녁부터 아이가 열이 살짝 나고 밥을 잘 안 먹었어요. 주말이라 해열제만 먹였죠. 토요일 오후에 보니 배에 모기 물린 것처럼 두세 개 뭐가 났더라고요. 월요일 아침에 어린이집 보내려고 옷을 갈아입히는데, 밤사이 등과 얼굴까지 다 번진 거예요. 몇 개는 물집으로 변해 있어서 너무 놀랐어요. 그제야 수두 증상을 검색해보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죠.”

4~7일차: “가려움과의 전쟁, 그리고 회복”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3~4일차가 되니 물집이 정말 심해졌어요. 아이가 너무 가려워해서 밤새 긁으려 하고 울어서 저도 같이 밤을 새웠습니다. 처방해주신 약을 먹이고, 손톱을 아주 짧게 깎아주었어요. 5일차부터는 더 이상 새로운 발진은 안 생기고, 기존 물집들이 까맣게 딱지로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일주일 정도 지나니 대부분 자연스럽게 떨어졌습니다. 절대 긁지 않게 한 게 흉터를 막는 데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어른에게 더 위험한 수두와 합병증

수두는 ‘어릴 때 앓고 지나가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이 처음 감염되면 훨씬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성인 수두, 무엇이 다른가?

성인 수두는 소아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 위험이 훨씬 높습니다.

  • 심한 증상: 39도 이상의 고열이 며칠간 지속되고, 발진 개수도 훨씬 많습니다.
  • 수두 폐렴: 성인 수두의 가장 흔하고 위험한 합병증입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성인 수두 환자의 폐렴 합병증 발생률은 소아보다 최대 20배가량 높게 나타납니다.
  • 신경계 합병증: 드물지만 뇌염이나 운동 실조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즉시 병원으로!

수두를 앓던 중 아래와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즉시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세요.

  • 숨쉬기 힘들거나 가슴에 통증이 느껴질 때
  • 목이 뻣뻣하고 심한 두통, 의식 혼란이 있을 때
  • 물집 부위가 붓고 심한 통증이 생길 때 (2차 세균 감염)
  • 4일 이상 39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될 때

흉터 없이 깨끗하게! 수두 이후 관리법

발진이 가라앉은 후 부모님의 가장 큰 걱정은 단연 ‘흉터’입니다. 흉터를 최소화하는 3가지 원칙만 기억하세요.

  1. 긁지 않기: 가장 중요합니다. 긁어서 물집이 터지면 세균 감염으로 깊은 흉터가 남습니다. 처방받은 연고를 바르고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2. 딱지 떼지 않기: 딱지는 새살을 보호하는 천연 밴드입니다. 억지로 떼면 피부가 패일 수 있습니다. 목욕 중에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두세요.
  3. 자외선 차단하기: 딱지가 떨어진 자리는 색소 침착에 취약합니다. 외출 시에는 해당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주세요.

최고의 예방책, 수두 예방접종

수두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에서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접종 시기: 생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접종을 권장합니다.
  • 접종 효과: 2회 접종을 모두 마치면 98%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보입니다.
  • 돌파 감염: 접종 후에도 수두에 걸리는 ‘돌파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수두 증상이 매우 가볍게 나타나고 빠르게 회복됩니다.

자세한 예방접종 정보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 정확한 정보가 최고의 치료제입니다

수두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 병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심 증상이 보일 때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에게 이 글에서 설명한 것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는 것이 아이의 빠른 회복과 깨끗한 피부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이 글이 수두에 대한 여러분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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